Album Name

계단참

Artist

Sasaeg

Genre

랩/힙합, 인디음악

Release Date

2021.12.14

Release Agency

(주)루미넌트엔터테인먼트

오랜만이야 영웅아
연락 좀 하지 그랬어
드러머라는 꿈
향해서 달리던 네가
자살기도 했단 거
듣고 놀랐었어
요즘 기분은 어때
맞다 음악 잘 들었어
랩 하던데 참 멋져
작곡도 잘 해 엄청
드럼은 이제 안 쳐
쇼미 지원도 했던데
그건 어떻게 됐어
서울 올 때 연락해
밥이나 한 끼 먹자
코로나 다 끝난 뒤에
그 말들 대체
어디까지 진심일까
대충 흘려 듣기엔
아무래도 네가 원하는 게
있는 것처럼 느껴져
나에게 물론
짐작은 가지만
모른 체하고만 싶어
날 부럽다고 말하는
너네가 사실 부러워
다른 문제가 아냐
지금도 너희들 술 먹는
사진이 눈에 보이면
난 그걸 동경해
실수를 하더라도
책임질 수 있단 게
당연한 현실 속에서
각자의 위칠 찾아가
SNS 보다 보면
가끔 내가 살아있다는 게
실감이 안 날 정도로
화면에 생생하게
숨 쉬는 사람들
그 모습 전부 가짜라던
사람들의 조언은
믿기지가 않아
난 꾸며낼 일 조차
일어나지 않았다고
그냥 내가 이상한 거라고
퉁 치면 편하겠다만
그걸론 너에게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잖아
본명보다 예명으로
많이 불려 이제
이름 세 글자 들을 때
어째선지 어색해
꿈을 쫓는 내 모습이 멋지다니
고마워
사실 나한텐
이거 밖에 안 남았거든

아들 별 일 없지
연락 좀 해라 궁금해
요즘 기분은 어때
작곡 열심히 하고 있니
힙합도 좋지만
딴 것도 공부해봐
곡 써서 가수한테 팔면
떼돈 번다잖아
요즘 사정이 힘들어
부담 주는 건 아닌데
경제 활동 할 수 있게
준비를 해둬 이젠
세상 일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몰라
사고 나서 아빠 죽으면
이겨내야지 혼자
말에 담겨진 무게가
날 짓누르는 듯 해
순간 아무 말도
못 하겠더라 그 땐
내가 하나 뿐인 아들이고
희망이라니
나란 존재를 없었던 걸로
지워버리고만
싶어지는 순간에도
통화를 하는 핸드폰 입은 옷
앉은 곳 사는 곳까지
아빠 돈
창피하긴 하지
아빠 때문이 아니라
이만큼 받으면서도
노력 안 하는 내가
하루에 몇 시간이라니
열 몇 시간을 원해
24시간이 모자라
이대론 못 해 평생
내 목푠 너무 거대하고
노력은 참 작아
잘 하고 있단 위로는
이제는 안 와닿아
사랑한단 말이 무섭다고
느껴지곤 해
난 누구도 사랑한 적 없어
나 자신조차 혐오해온 내게
무조건적 사랑 주는 아버지
만약 다른 아들이라면
행복했을까
이런 끔찍한 생각들을
이제는 끊기로
좋은 아들이 되면 돼
돈 많이 벌고 행복해 란
말을 하는 내 모습이
TV에 나올 때까지
다른 건 못 해드려도
연락 자주 드려야지
좋은 소식 들고 올게요
사랑하는 아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가시기 전에 무조건
선물로 멋진 아들
보여드리는 건
환상적인 일이 될 거야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