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um Name

두번째 만남

Artist

사연남 (사연읽어주는남자)

Genre

뉴에이지

Release Date

2018.08.30

Release Agency

아토엔터테인먼트

너에게 쓰는 편지 - 사연남 (사연읽어주는남자)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생각해보면 네가 참 좋아하던
이 말은 너와 정말 잘 어울리는
말이었던 것 같아
처음 너를 보았을 때
너는 나에게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사람이었고
그런 네가 나에게 고백했을 때
나는 사랑이라는 감정보다는
너라는 사람을 잘 알고 싶다는
호기심 때문에 널 만나게 되었어
그렇게 너와 사귀기로 한 날부터
넌 나에게 모든 걸 주었고
나는 그러지 못했어
모든 걸 주기엔 난 너무
나쁜 사람이었거든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막연한 호기심 속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조금씩 싹트던 게
되게 사소한 일이었던 것 같아
퇴근시간 지하철에서
사람들에게 밀려
너를 가까이서 보았을 때
유난히 너의 기분이 안 좋았던 날
괜찮냐고 묻는 나에게 괜찮다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줬을 때
힘들면 나에게 기대라는 말에
엉엉 울며 어린아이처럼
안겨있었을 때
이 모든 순간들이 나에겐 사랑이
싹트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
그 후로 우리는 그 여느 커플들
부럽지 않게 사랑했고
또 서로 서운할 일 없이 그렇게
모든 걸 주며 행복했어
카페를 좋아하던 널 위해
하루 종일 같이 카페에 앉아있었고
걷는 걸 좋아하는 날 위해
몇 시간 동안 한강을 걷기도 했지
그렇게 서로를 배려하며 결혼까지
약속했지만
언젠가부터 너의 사랑이
식어가는 게 느껴졌어
연락도 잘 안되고
만나도 예전 같은 미소는
지어주지 않았지
그러던 중 너는 이별을 통보했고
나는 울고불고 매달렸지만
너의 마음은 이미 떠난 것 같았어
나중에서야 네가 다른 남자가
생겼었다는 걸 알았을 때
원망보다는 걱정이 컸어
네가 나에게 미안해하고 있지 않을까
나를 떠올렸을 때
좋았던 추억들보다
미안함이 떠오르진 않을까
네가 이 편지를 읽게 된다면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
널 원망하지 않아
왜냐면 나도 너에게
많이 부족한 사람이었으니까
내가 그저 바라는 몇 가지는
서로에게 미안해하지 않길
서로를 떠올릴 때 좋은 추억들이
먼저 떠오르길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자주 걷던 길에서 마주쳤을 때
예전 그 미소로
안부를 전할 수 있길
서로 낯선 사람이
되어있지 않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