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um Name

다섯번째 만남

Artist

사연남 (사연읽어주는남자)

Genre

뉴에이지

Release Date

2018.10.02

Release Agency

아토엔터테인먼트

첫사랑 이야기 - 사연남 (사연읽어주는남자)
제 사연이 채택이 되고
그 친구에게까지 들릴 수 있다면
조금이나마 그 친구를
잊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신청하게 됐습니다
그 친구와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따뜻했던 봄날에 처음 만났어요
처음 만나기로 한 날
해가 뉘엿뉘엿 져가고 있었어요
그 친구가 저를 향해 다가올 때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때의 공기 옷차림
미소 하나까지요
운명이란 게 어딨냐고 말하던 제가
그 친구에게서 후광이 보였어요
따뜻한 봄을 보내고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가을이 될 때까지
서로밖에 안 보였어요
제가 안 좋은 기억으로
힘들어할 때도
감정 기복이 심해 쉽게 화를 낼 때도
그 친구는 묵묵히
제 옆에 있어줬어요
겨울이 다가올 때쯤
점점 변해가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걸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던
제 자신과 서서히 떠나가는
그 친구가 너무 무서웠어요
결국 우리는 헤어지게 됐죠
울며 불며 매달렸지만
잡히지 않았어요
처음으로 연애로 인해
목놓아 울어봤어요
고등학교 3학년
대학만 바라보고 공부했지만
대학에 떨어졌어요
끊임없이 절망에 빠져있었죠
졸업식 날 그 친구와
꼭 사진을 찍고 싶었어요
하지만 찍을 수 없었죠
재수를 해야 한다는
걱정과 불안으로
잊혀 갈 때쯤 연락이 왔어요
잘 지내냐고
낯섦은 하나도 없었어요
어제 연락했던 친구처럼
너무 편했어요
오래 여행을 하다
집에 돌아온 것처럼요
떨리는 목소리로
재수해야 한다고 말할 때
그 친구는 오히려
덤덤하게 들어줬어요
그게 어때서 난 기다릴 수 있어
일주일에 한 번씩만 봐도 괜찮아
자신 있는 말에
제 스스로도 재수에 대해
그 친구에 대해
자신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제 첫사랑은
다시 시작됐어요
9개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재수 기간 동안
그 친구는 단 한 번이라도
제게 어리광을 부리지 않았어요
묵묵히 기다려줬죠
늦은 밤 항상 학원 앞에서
저를 기다리고
집까지 데려다줬어요
가을바람이 선선해지고
수능 날이 다가올 때쯤
슬럼프에 빠진 저에게
넌 아주 멋져 나였으면
너처럼 못했을 거야
넌 뭐든 시작하면 잘 해내잖아
이번에도 잘 이겨낼 거야라고
항상 말해줬어요
수능을 보고 결과가 나오고
대학에 붙었을 때
그 친구에게 울면서
이별을 말했어요
같이 하고 싶은 게 많은데
금전적인 문제로
가로막히는 게
너무 힘들다는 이유로
맞아요 전 나쁜 여자예요
그렇지만 돈 없이
연애하기는 너무 힘들었어요
작은 카페조차 갈 돈도 없이
저를 만나러 오는
그 친구가 밉고 서운했어요
이번엔 정말 이별이라고 말했죠
고등학교 때부터
이어오던 문제로 인해
이렇게 끝날 줄 몰랐어요
이런 우리의 현실이 너무 슬펐어요
아직까지 가을이 다가오는
이맘때 즈음이면
그 친구가 생각이 나요
그때 너무 미안했다고
죽고 싶을 만큼 힘들 때
제 옆에서 묵묵히 응원해줘서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 친구는 저의 첫사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