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um Name

세번째 만남

Artist

사연남 (사연읽어주는남자)

Genre

뉴에이지

Release Date

2018.09.05

Release Agency

아토엔터테인먼트

난치병 환자로 산다는 것 - 사연남 (사연읽어주는남자)
벌써 몇 년도 더 된 이야기입니다
갑자기 체력도 떨어지고
어지러워지는 일이 잦아서
병원을 갔었는데
의사선생님이 큰 병원을 가보라며
심각한 표정을 지으시더라고요
애써 아닐 거라 생각하며
큰 병원을 갔는데
희귀병이라더군요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피를
뽑아본 것도 처음이었어요
당시에는 인터넷으로만
보던 병을 내가 걸리다니
정말 실감도 안 나고
얼떨떨했었습니다
매일 약 챙겨 먹는 것도
익숙지 않고 엄마가 밥을
먹여주고 화장실까지 업어서
데려다주던 시절도 있었죠
혼자서 집에서 한 달에 한 번
직접 주사를 놓을 때도
보통 사람은 경험하지 않는 일을
나는 왜 그리 겪어야만 하나
좌절했었어요
많이 힘든데 겉으로는
티가 잘 안 났기 때문에
아무도 아픈 사람 취급을
안 해줘서 서러운 적도 많았어요
처음엔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이런 병에 걸렸나 좌절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좌절감에 빠진 제 자신이
너무 불쌍해 보이기 시작했고
아무도 없을 때
집 밖으로 나가 하루 한 시간씩
걷기 시작했어요
한 달 두 달 걷기 시작한 게
벌써 2년이 지났네요
이제는 걷기가
습관이 되어버렸어요
제가 걸어온 시간이 늘면 늘수록
조금씩 해나간다는
성취감과 함께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오늘 병원에 다녀왔는데
의사선생님이 이제 거의
정상이라고 축하한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힘들었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너무 기뻤어요
난치병 환자에게는
완치가 없어서
끝없는 마라톤이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해서
건강한 지금을 지켜나가고 싶어요
혹시 이 사연을 들으시는
분 중에 저와 같은 분이 있다면
희망을 잃지 마시고
조금씩 좋아질 거라 믿으며
앞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