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um Name

진흙, 구덩이

Artist

배드엔드 (BADEND)

Genre

랩/힙합, 인디음악

Release Date

2020.08.31

Release Agency

뮤시아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나가면 다 똑같나 봐
돌아보니 모두 어디론가 향해 가는데
웃음 짓고 있네 괜찮나 봐
까만 밤이 나를 찾는듯해
이제야 내 모습이 보였는데
아직 추억이라 부를 만한 게
난 없는데
시곗바늘 사이를 지나
많은 것이 흩어져가
그래 어쩜 삶이란 건 꽤나
짧은 것 같아 소풍 같은 걸까
짐을 가득이고 거친 세상
가운데를 지나
한때를 지나
다시금 돌아가
기나긴 하루가 쉽게 끝이 나고
모두 손 흔들고 있어
소풍은 끝이야 이제 제자리로
다시 돌아가고 있어
언덕이 지고 걸쳐 있던 노을이 지고
날 감싸 안던 구름이 지고
발자국이 지고 가로수가 닫히고
밤이 찾아와 나 제자리로
책임이 가득
했던 두 손도 끝내 더러워지고
이제 와 기억 속 많고 많은
인연이 무슨 소용일까
모두 다 사라지고
혼자 남아서 나를
감싸 안은 공허와
후횔 느끼지 이럴 줄 알았담
천천히 걸어갈걸 그랬어
어제보다 나은 오늘 만들래서
앞만 보고 뛰었던 것 같아
막상 집을 나서고는
미련만 가득 담아
가슴 한쪽을 메웠고
더 이상 생각하는 것도
맘 주는 것도 피곤해
두 눈 감고 싶어
돌아가고파 왔던 곳으로
왔던 곳으로
모든 걸 뒤로
놓은채 앞으로
나의 집으로
기나긴 하루가 쉽게 끝이 나고
모두 손 흔들고 있어
소풍은 끝이야 이제 제자리로
다시 돌아가고 있어
언덕이 지고 걸쳐 있던 노을이 지고
날 감싸 안던 구름이 지고
발자국이 지고 가로수가 닫히고
밤이 찾아와 나 제자리로
꽃밭을 지나 언덕 길 사이를 지나
호숫갈 지나 진흙 길 사이를 지나
소낙빌 지나 따스한 노을 지나
이제 나 혼자
나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