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um Name

DAEBAN COMPANY

Artist

대반

Genre

인디음악, 랩/힙합

Release Date

2021.03.19

Release Agency

아토엔터테인먼트

담배 한 까치 따위에 의탁했던 시간
내 꿈 따위가 못다 채운 내 알량한 지갑
기약 없는 허기짐에 뒤를 돌아본 나
비참함에 취한 삶의 끝을 나는 알아
삶의 목표들을 다 지워가는 중
그래 나를 일으킨 모든 걸 잃어가는 중
늘어가는 빛과 더 불어나는 이자
꿈이라는 희망 그 따윌 누가 믿나
난 예전에 이 시간이 평생
내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네
하지만 난 금세 늙고 있었네
시간은 어느덧 내 가치를
증명해내기를 바라고
나를 낙오자로 삼고
한껏 망가져간 나를
반면교사로다 삼고
결코 내가 걷지 못한
그럴듯한 탄탄대로
나도 아마 늦기 전에
내 길을 찾아야 했어
대출 이력에다 연체된 월세
우체부가 건넨 대부 업체의
마지막 통보가 담긴 완납 독촉장
어쩌면 이것은 훗날
나의 유언장이 되겠지
난 매캐히 쌓인 안갯속을 헤맨 뒤
신원불명의 시신이 돼버리고 말겠지
오늘부로 나는 내 족보 따윈 없는
이 말소된 신분증 그래 뿌리 없는 나무
98년 신용 불량자 밤거리의 부랑자
신원도 족보도 없는 이 사회의 누락자
토사물로 더럽혀진 뒷골목의 가로등 불
이곳에 날 내몬 것은
다름 아닌 나였음을
잊지 말아야 했지만 아직까지
왠지 아쉬움에 과거에 집착하지
미련이 남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지만
후회를 하기에는 한참이나 지난 시간
날 바라보는 한두 명을 넘은
모자를 덮어쓴 검은 옷의 남자들
내 신원을 묻고 의심이 가득하게
나를 훑어보는 그의 두 눈을 마주할 때
백골이 될 그날까지 감옥에서 썩든지
시멘트 반죽에 묻힌 케이크가 되든지
자유와 책임에 담긴 뜻을 몰랐던
이 사회의 암세포가 될
DAEBAN의 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