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um Name

Be The Khan

Artist

Faxion

Genre

랩/힙합, 인디음악

Release Date

2020.12.30

Release Agency

㈜ KOBUCO

선명히 기억나 처음 얻었던 지하방
반 평짜리 방음 부스에서 꿈을 꿨던 날
어둡던 공간만큼 삭막했던 삶
야망 섞인 입김 부탄가스난로 앞
난 꿈을 꿨지 너희들의 멸시
날 바라보는 표정에는 무시 섞인 눈빛
삼각김밥 씹으면서 눈물을 흘렸지
부모님의 걱정 뒤로 뛰쳐나왔지만
아빠 나도 사실 자신 없었어
무서웠거든
내뱉었던 버텨내야 한단 말이
아직 버릇
이건 내가 선택한 길이란 걸 알면서도
점점 무거워진 책임감이 나를 짓눌러도
새벽까지 꺼지지 않았던 작업실의 불빛
이젠 무대 아래 밝은 조명이 날 비추지
안주하긴 이르지만 생각에 잠겨
그때처럼 순수한 열정이 이젠 없어서

1997년 10월 22일
엄마의 눈물 속에 세상으로 나왔지
IMF 또 사업을 실패하신 아버지
그 쯤 다가왔던 선천적인 질병이
관심이 필요했던 막둥이의 통증
맞벌이로 인해 서로 떨어졌던 가족들
빈자리를 채워주던 할머니의 손등
아래 따뜻했던
유년기를 보냈지만 조금 뒤
방황기엔 밥 먹듯이 갔던 경찰서
판사님 앞에 눈물 흘리던 철없던
한 소년의 모교는 소년원이었지
죄수복 입은 날 보며
엄만 눈물을 보였지
엄마의 머릿속 스트레스로 인한 종양
태어날 때도 고통만을 주고 또 난
엄마에겐 아픔만 주는 걸까 해서
더는 이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어
TV 속 나오던 록키를 보고
글러브를 잡아
담배 술 친구 모든 것과의 작별 아마
그때처럼은 두 번 다신 살 수 없겠지
되는대로 살던 나의 첫 꿈 하지만 매일
번번이 패배하던 그 소년의 패인
링 위에만 서면 피가 멈추질 않았네
나의 몸을 탓해 배로 노력하면 된대
나의 모든 것을 걸고 정말 최선을 다했네
좋은 성적을 낼 때쯤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찾아왔고 두려움에 벌벌 떠는
소년에겐 상처만을 안겨줬던 어른
인간에 대한 불신 좌절감 이제 더는
꿈을 꿀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실패를 받아들이고 난 후에
마이크를 꽉 잡았지
꽉 말아 쥔 주먹 안에
각오를 가득 담았지
한 서린 야망을 뱉으며
악착같이 살았지
그렇게 인내했던 시간들이 5년
무시 섞인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그놈들의 시선을 바꾸기에 필요했던
나의 땀과 눈물이 아깝지 않도록 더
올라가야지 바닥끝을 찍어봤던 내가
여기 서있음에 감사하지만
아직 고파 배가
그 이유 딱 하나로 오늘도 밤을 지새다
불행 속으로 밀어 넣는 날 꺼내줘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