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um Name

장난

Artist

흔글

Genre

-

Release Date

2017.10.20

Release Agency

펑크타이어뮤직

장난 - 흔글
그때 네 웃음을 보기 위해서
나는 수많은 장난을 걸곤 했지
그중에는 은근슬쩍 마음을 담아서
네가 알아차리기를 바랐던
날들도 있었지만
사실은 들킬까 겁이 나면서
널 좋아하던 날들의 연속이었어
비둘기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며
내 앞에서 열심히 쫓아 날려버리던
그 순간에 나는 네 쪽으로
마음이 더 기울었고
슬픈 일이 생겼다며 우는
날이라도 있으면
너를 달래며 너를 울게 한
그 사람이 밉기도 했고
세상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해하던 이유가
고작 내가 선물한 책의
내용이 좋아서였던
그 소소한 마음이 너무 예뻤어
치킨을 먹을 때면 맥주가
아닌 소주를 마셨고
수저를 놓을 때는 항상
냅킨을 깔고 놓는
습관이 있는 너를 좋아했어서인지
어느새 나도 다른 사람 앞에서
너를 따라 하고 있더라
분명 너에 대한 마음을 접고
잠깐 스쳐 가듯 만난 사람들이
전부 너보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몸에 익은 건 그저 너였어 참 슬프지
결국 이루어지지는 못했지만
치킨에 소주를 먹을 때마다
수저를 놓을 때마다
추억할 수 있는 나의 어느
시절이 있다는 게 좋다
언젠가는 말해야겠지
그 따듯하던 봄날에
내가 아끼던 물건을 잃어버려
허둥지둥 고개를 돌리다
너를 보고 가만히 멈췄던
그때부터 아마 사랑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