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um Name

pinkish gray

Artist

주드 모제이 (Jued Mohjahy)

Genre

인디음악, 랩/힙합

Release Date

2019.06.21

Release Agency

(주)뮤직앤뉴

last light - 주드 모제이 (Jued Mohjahy)
마지막 불을 꺼 놓을 시간이야
다시 밖으로 나갈 시간이야
내 목소리를 죽일 시간이야
템포를 다시 늦출 시간이야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다는
말이 공간을 울리고 나는
옷매무새를 갖추고 가져온 것들을
다 들고 멀리로 발을
옮기겠지 오늘은 어제가 돼서
누군가에게 남을 거고 또
누군가에게 새로운 오늘로
가는 길을 열어준 놈일 거고
어느 쪽이건
그저 오늘이 그들에게 그저
시간 낭비가 아니었길
단비까진 아니어도 잠시 맞이하는
낮잠 같은 시간이었길 바라며
높였던 목소리가 한낱
소음이 아니었으면 싶다고 아니
적어도 백색소음 정도의 옅은
위안이었으면 싶다고 마지막으로
스위치를 내리려다 생각해
어쩜 무의미할 그런 생각에
날 밀어놓고 내려갈 준비를 해
어느덧 시간이 날 데려갈 준비를 해
미룰래도 미룰 수 없는
이야기는 끝났고
모두 빠져나가 휑한 자리를 바라보며
정리하는 거지 치워진 가운데
더러 어질러진
자리가 날 부르고 있어 모르고
미처 말 못 했던 이야기
채 부르지도 못했던
그 목소리가 내 안으로
흘러들어와 뱉지도 못하고서
버려진 내 노래가 모래 같이 뿌려지고
나서 신발 안으로 계속
스며들어 낯선 이 공기가 날
다그치는 것만 같아 마지막으로
꺼지는 스위치처럼 내 오늘도
온전히 여기서 꺼진 건 맞는 건지
그저 시간이 돼서 내린 건 아니었는지
닳아 없어진 건
잠겨버린 목이 아니라 어느덧
뻔하게 갇혀버린
내 몸은 아닌 건지 갑자기
두려워서 생각이 여기까지
뻗치는 게 무서워서 다시 여기까지
하겠다는 내 마지막 말을
되새기며 결국 까지라는
말은 어딘가에 닿을 자리가
있다는 말이라고 오늘은
이라는 말은 결국 내일은
오늘과 다르단 말이라고
위로하고 있어
스위치는 내려가도 난 여전히
위로 가고 있어 뜨거웠던
공기가 식어 멈칫할 정도로
온도 차가 아직 어색하긴 해도
누구 말마따나 불이 꺼져야 다시
불을 켤 수 있는 거잖아 목소리를
잠깐 낮춰야 달아오른 목소리가 더
크게 울릴 수 있는 거잖아 이 모든
생각들이 날 가라앉히고 난 다시
자리에 주저앉아서 다시 한번
옷매무새를 갖추고는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내 걸음을 떼 그래
마지막 불을 꺼 놓을 시간이야
다시 밖으로 가야 할 시간이야
내 목소리를 재워놓을
시간이야 오늘의
템포를 바꿔야 할 시간이야
마지막 불을 꺼 놓을 시간이야
다시 밖으로 나가려고
스위치를 내릴 시간이
됐어 어느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