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rmation
Album Name
디플로도쿠스
Artist
전유동
Genre
포크/블루스, 인디음악
Release Date
2021.04.14
Release Agency
포크라노스
Hangul

내일이면 지구가 멸망한다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마지막을 맞이할 것이다
나는 얄미울 만큼 아무렇지 않다
대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카운트다운을 외칠지도 모른다
서로 진즉에 말하지 못했지만
마지막에 이르러
전해준 진심들과 진실들을 안고서

달을 올려다보고 있는
물병자리 디플로도쿠스
물병자리 디플로도쿠스를 바라보며
사랑에 빠져버린
게자리 디플로도쿠스
물병자리의 눈치를 보던 게자리도
유난히 크게 뜬 달에 시선을 빼앗겨
물병자리의 곁으로
자리를 옮겨 달을 관찰한다
달이 알로 변하더니
아기 디플로도쿠스가 나오고
자신과 물병자리가 아기를 안고
함빡 웃고 있는 상상을 한다
그러다 난데없는 소란에
정신을 차린다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모두 도망가기 바쁘다
여기저기 굉음이 울린다
마지막이라니
내 마음을 어떻게든 전하고 싶은데
물병자리의 눈빛에
게자리의 불안함이 전해졌다
그때 게자리는 생각했다
마음을 다 전하지 못하지만
웃으며 헤어질 수 있다면
그걸로 난 괜찮을 거야
웃음을 지어 보이는
게자리를 바라보며
물병자리도 눈을 감고 웃었다
떨어지는 불빛과 소리를 뒤로하고
둘은 목을 가볍게 감는다
끊임없이 터지는 폭죽 아래에서
왈츠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꿈을 꾸고 있다
하늘을 어둡게 덮은 재들이 가라앉고
적막이 가득하다

Roma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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